-
나를 주제로 유튜브 콘텐츠를 만든다면?카테고리 없음 2018. 11. 24. 09:36
-나를 주제로 유튜브 컨텐츠를 만든다면?
하얀 수염과 가발을 쓴 사람의 입에서 ‘왜?’라는 글자가 튀어나온다. 그리고 물음표는 후크 선장의 갈고리처럼 한 아저씨의 옷을 관통해 잡아 늘어뜨리고 있다. 아저씨는 당황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제목은 ‘손크라테스의 인정? 어 인정: ep5 네이버 과장편’이다. 그렇다, 앞에 소개한 상황은 유튜브의 썸네일이다. 나는 나를 주제로 컨텐츠를 만든다면 현대판 소크라테스가 되어 사람들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다닐 것이다.
‘왜?’라는 질문은 낚시와 같다. 물음표 같은 낚시바늘을 ‘인간’이라는 바다에 던져 본다. 그리고 낚시줄을 늘려 점점 더 깊은 심해, 인간의 본심 혹은 무의식까지 내려간다. ‘왜?’라는 낚시바늘이 계속 내려가다 보면 어느 순간 걸린다. 그리고 그때 걸린 물고기가 바로 ‘나'의 진짜 모습이다. 인터넷에는 수많은 정보가 흘러넘치고, 하루에 출간되는 책이 100권이 넘을 정도로 지식 과잉의 시대이다. 하지만 정작 ‘나’ 자신에 대한 정보 검색은 소크라테스의 그리스 시절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오직 ‘왜?’라는 낚시바늘로만 ‘나’를 건져 올릴 수 있다.
‘왜 나는 치즈 케익이 맛있을까?’ 라는 질문에 ‘그냥’이라고 대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에 그냥은 없다. 그냥이라는 말은 ‘생각하지 귀찮아’라는 말과 동일한 의미를 지닌다. 어렸을 적 생일 선물로 치즈 케익을 받아 치즈 케익을 먹을 때마다 즐거운 추억이 생각나서 일 수도 있고, 미각 시신경이 치즈에 예민해서 그럴 수도 있다. 아니면, 치즈 케익보다 치즈 케익을 입 속에 집어넣는 본인의 모습이 너무 멋지다고 생각해서 그럴 수도 있다. 오직 본인만이 안다. 가볍게는 치즈 케익에서부터, 진지하게는 직업이나 가치관까지. ‘왜?’라는 낚시 바늘을 통해서 현대인들의 ‘진짜 모습’을 찾는 컨텐츠를 만들고 싶다.
하지만 ‘왜?’는 사람을 불쾌하게 만들기도 한다. 바로, 이미 ‘왜?’라는 질문을 던져본 사람들이다. 가령 ‘왜 PD가 하고 싶냐’는 질문에 불쾌해하는 사람은본인도 자신이 생각하는 ‘왜’가 떳떳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규직이기에, 월급이 따박따박 들어오기에, 명예롭기에 하고 싶다. 하지만 남들에게 말하기는 부끄러운 이유라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이미 스스로에게 ‘왜?’를 던져 보았지만 자신의 본심이 맘에 들지 않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왜?’라는 낚시 바늘이불쾌하다. 보여주기 위한 열대어 어항에 낚시 바늘을 던져지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내 타깃이 바로 이런 어항에서 열대어를 키우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을 놀리고 싶은 것이 아니다. ’왜?’에 불쾌해하는 그들이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았으면좋겠다. 정규직이기 때문에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나쁜가? 명예를 추구하는 것은 탐욕적인 사람인가? 그렇지 않다.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인간은 편함과선망을 추구하기 마련이다.
부끄러워할 것은 당당하지 못 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당당하지 못할까. 바로 이것이다. ‘왜 나는 당당하지 못한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그들의 본심과 무의식을 ‘왜?’라는 낚시대로 낚고 싶다.
특히, 젊은 세대가 아닌 기성 세대에게 묻고 싶다. 청춘들은 이미 충분히 아프다. 기성 세대의 본심을 듣고 청춘들이 통쾌함과 위로를 느꼈으면 좋겠다. 언제나 질문받던 청춘들에게 질문하는 쾌감을 선사하고 싶다. 조회수가 13회여도 상관없다. 일단 질문하는 ‘손크라테스’는 그 과정에서 쾌감을 느꼈으니!